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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A]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1.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나)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1.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